불어로 ‘오베르주’는 여관, 여인숙 이라는 의미이다. “손님들이 이 곳에서 숙박하기도 하나요?” 라는 질문에 지배인은, “프랑스 사람들은 요리를 즐기기 위해 먼 곳에 있는 유명한 레스토랑을 찾아 가기도 합니다. 프렌치 요리는 식사하는데 3~4시간 정도 걸리기도 해서 사람들은 날을 넘기기도 하지요.”라고 대답한다.

이 번에 방문한 ‘오베르주 드 오이시’는 ‘맛있는 식사가 있는 여관’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레스토랑이다. 이곳은 호텔이자 레스토랑으로, 지중해 근처의 집들을 연상시키는 스타일로 지어진 건물이다. 일본의 지중해인 시코쿠 섬에 있는 다카마쓰 근처 세토 내해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있다.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데 프랑스에서처럼 3~4시간 정도로 길지는 않지만,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먹어도 될 만큼의 가치가 있었다.

나는 붐비는 점심시간 보다 조금 일찍 레스토랑을 찾았다. 오베르쥬 드 오이시는 조금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있어 이곳에 가려면 택시나 자동차가 있어야 해서 어떤 사람들은 이곳을 ‘세토우치의 숨겨진 레스토랑’이라고도 한다. 입구는 반짝반짝 빛나는 하얀 벽으로 되어있고 내부는 매끄러운 점토 타일로 장식되어 있어 그리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레스토랑은 아이보리 색상의 식탁보 위에 얼룩 하나 없이 빛나는 와인 잔, 그리고 티 하나 없는 윤이 나는 은식기가 깔끔하게 세팅되어 있고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들려온다. 지배인은 뒤에서 편히 앉을 수 있게 의자를 빼주고, 나는 등을 곧게 펴고 앉았다. 이 곳의 분위기가 너무나 세련되어 나는 이 곳에 어울리지 않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메뉴는 최근 가을의 식재료에 맞춰 새롭게 단장되었다고 한다. 어떤 요리들은 구마모토의 사슴고기를 사용한 것이었고, 또 다른 요리들은 홋카이도의 굴을 사용하였다.

“이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를 사용하여 요리하시나요?” 많은 일본의 레스토랑에서 그 지역에서 나는 재료를 사용하여 요리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기 때문에 물어보았다.

“몇몇 재료들은 물론 이 지역에서 나는 것들입니다. 근처 섬에서 재배한 사누키 올리브와 신선한 세토우치의 생선들이 그렇지요. 하지만 우리 셰프는 일본이든 해외이든 상관없이 품질이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지배인이 설명해 주었다.

나는 메뉴를 훑어보았다. 가장 고급스러운 메뉴는 ‘셰프 추천요리’로 달콤한 레드와인 소스를 곁들인 푸아그라와 바질 소스를 뿌린 얇게 썬 오리 가슴살 요리가 에피타이저이고, 메인 코스가 검은 전복 요리였다. 나는 채소 에피타이저와 오늘의 생선이나 육류 요리, 디저트와 커피의 조금은 덜 화려한 코스A를 선택하였다.

웨이트리스가 잔에 탄산수 한 잔을 따라주고는 테이블 위에 병을 올려두었다.

첫 번째 요리는 아름다운 크리스털 유리에 나온 콩소메 젤리를 얹은 배 퓌레로 맛이 가벼우면서도 입맛을 돋워주었다. 두 번째 요리는 양상추로 장식하고, 옆에는 부드럽게 쪄낸 채소를 얹은, 파파야를 넣어 퓌레로 만든 아보카도이다. 양상추 안에 있는 통후추는 씹는 맛이 좋고, 두 번째 요리도 첫 번째 요리처럼 순식간에 다 먹어치웠다. 내가 조금 천천히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인지 웨이트리스는 따뜻한 빵과 그 지역에서 재배한다는 올리브와 올리브오일을 담은 작은 그릇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이 음식들은 프렌치와 일식의 퓨전요리인가요?”

“저희는 프렌치 요리의 원래의 레시피를 지키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요즈음 프렌치 요리들이 많이 변화하고, 더 건강해지고, 간장이나 고추냉이와 같은 재료들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레스토랑의 셰프는 프랑스에서 배운 소스를 사용하려고 하지요. 하지만 그는 일본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프랑스의 것을 그대로 베끼는 대신 일본 사람들이 음식을 즐기면서 쉬어갈 수 있는 레스토랑을 만들고자 합니다. ”

그 다음 요리는 간이 완벽한 감칠맛이 풍부한 크리미하고 뜨거운 감자 그라탱이다. 따뜻하고 풍미 깊은 맛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다음은 작은 그릇에 감자 스프가 나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신맛이 나서인지 더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생선 요리가 나왔다. 케이퍼와 가지 퓌레 소스를 바른 오징어는 버터 라이스로 속을 꽉 채웠고, 구운 채소가 곁들여 나왔다. 오징어는 입안에서 살살 녹고, 케이퍼는 맛과 풍미가 넘쳐나 이 음식에 포인트가 되는 산미를 더해 준다.

웨이터가 식사의 마무리를 짓는 디저트를 들고 나온다. 티라미슈, 배 타르트, 셔벗, 감 젤리, 크렘 브륄레, 무화과 케이크가 쟁반 하나 가득이다. 나는 카푸치노와 어울리는 크렘 브륄레를 골라 스푼으로 잘랐다.

식사가 너무 빨리 끝나서 3~4시간 더 이 요리들을 즐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글 사진 Felicity Tillack